25살의 키스 (Never Been Kissed,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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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의 키스

 

영화에선 어떻게 꿈 같은 일이
펼쳐지는데도

 

꿈이 아니라고
말하는 걸까요?

 

하지만 이건 정말
꿈이 아니에요

 

예정된 일도 아니었죠

 

제 할일을 했을 뿐인데
사건이 터진 거예요

 

내 삶이 바뀐 거죠

 

이게 바로 지금의
내 모습이에요

 

난 이런 짓을 하는
타입이 아니에요

 

두 달 전만 해도 난 눈에 안띄는
평범한 여자였죠

 

안녕, 나한테 전화해줘요

 

말했잖아요
난 여기 있다니까요

 

난 시카고 썬타임즈의
최연소 카피 에디터였죠

 

조시

 

- 극장 철자요?
- 미국식 영어는 ER

 

영국식 영어는 RE이니까
튀기 싫으면 ER로 표기해

 

개인 사무실에, 넘치는 문구류에
헌신적인 조수까지 있죠

 

이 문구 어때? "힘은 강하다"
티셔츠용 문구론 딱 좋지

 

멋지잖아, 왜요?

 

- 메시지 온 거 없어요?
- 여기요

 

전에 만났을 때
내가 뚱뚱해 보였어?

 

머뭇거리는군
그 얘긴 그만두자구

 

머킨, 색인카드가 없어서
메모를 할 수가 없어요

 

머킨은 놀고 있는 게 아냐
일하고 있는 거라구

 

그 문구로 밀어
저력이 있잖아

 

내 상사가 납셨어

 

약간 긴장이 돼
이 사무실은 터가 안 좋아

 

편집부 전체가 악에 받쳐 있거든

 

치아를 표백해야 할까?
입 주위에 광택을 줘야겠지?

 

잇몸에 레이저를 쐬여야 할까봐

 

조시, 어젯밤에 내가
누구랑 같이 있었게?

 

- 사설 담당 로저?
- 누가 말해줬어?

 

자기 입으로 어제 말했잖아

 

"로저하고 오늘 테이트가 있어
일을 저지르고 말 거야"

 

5시까지 7쌍둥이 기사 완성해
희망컨데 엉망은 아니길

 

"엉망이 아니길 바란다"가 맞아요
"희망컨데"는 희망을 품는단 뜻

 

그러니 그런 식으로 표현하면
기사에도 감정이 있는 게 되죠

 

- 아니타, 로저랑 데이트했다지
- 누가 말해줬어요?

 

- 로저가
- 정말이에요?

 

사내 데이트 방침을
다시 보내는 일이 없게 해줘

 

부서 내의 데이트예요

 

게다가 데이트가 아니라
섹스만 하는 거예요

 

당신 방침이 뭔데요?

 

당신이 섹스를 안하니
딴 사람도 못한다는 건가요?

 

- 내가 저 여자를 몇 번 해고했지?
- 대여섯 번

 

여덟 번이에요

 

거스, 내가 당신 책상에
놓은 기사거리 봤어요?

 

- 안녕하세요, 스트라우스 씨
- 장님 위탁모 얘기였지

 

- 카훈에게 취재하랬어
- 유능한 사람이죠

 

우리도 검토를 해봤어
자넨 유능한 카피 에디터야

 

최고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기자는 아냐

 

내 기사거리 중
다섯 개를 써먹었잖아요

 

기자는 아무나 하는 게 아냐
폭탄 속에서도 취재를 해야 해

 

적극적이야 한다구
호랑이 굴에도 뛰어들어야 해

 

난 호랑이 굴에
못 뛰어들 것 같아요?

 

기자 생활이 뭐가 좋아
얼마나 엉망진창인데

 

자넨 질서정연하잖아
5시까지 기사 갖다줘

 

나도 엉망이 될 수 있어요

 

5시까지 끝내

 

"감 잡으라구"

 

거스 말이 맞는지도 몰라

 

긴장을 풀고 즐긴다고 해서
큰일 날 거 없잖아

 

편집부에 마샬이라는
로저의 친구가 있어

 

우리 함께 데이트하면 어때?

 

- 왕자병 걸린 마샬 말야?
- 진지하게 좀 들어봐

 

네가 데이트를 해본 게 언제지?

 

지금은 일하느라 바쁘잖아

 

색깔있는 속옷이나
줄무늬 속옷 같은 거 있니?

 

내 짝이 어딘가에 있겠지
아무하고나 키스하긴 싫어

 

아무하고나 키스하는 것도
때론 해볼만 하다구

 

언젠가 결국 키스하게 되면
알게 될 테지

 

키스를 안해봤다면
속옷 문제보다 더 심각해

 

키스는 해봤어

 

여러 명 하고 해봤지
근데 감이 안 오더라니까

 

"감이 안 와?" 요새 애들은
그렇게 말하니?

 

누군가와 키스하는 순간에
사방이 뿌옇게 되고

 

당사자 두 사람에게만
초점이 맞춰지는 거야

 

그 순간 바로 이 사람이
평생 키스를 해야 할

 

유일한 사람이란 걸
깨닫게 되는 거지

 

한순간에 놀라운 선물이
내게 안겨진 거야

 

그러면 웃고, 또 울고 싶어지지

 

너무 행복하지만 그 순간이
사라질까봐 겁도 나니까

 

천부적인 작가야

 

이제 다 했다

 

어때? 어디에 둬야 할 것 같아?

 

침실? 어쩌면 내 생각과
그렇게 똑같니

 

딱 좋아

 

본격적으로 회의를 시작하지

 

살충제에 대한
더튼의 시장 조사 기사에

 

난 깊은 인상을 받았네

 

하지만 트리뷴지 기사가
더 우수했으니, 자넨 해고야

 

더튼, 들었어?
자넨 해고란 말야

 

자리를 정리하게나
잘 가게, 더튼

 

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리지 않았구만

 

또 다른 잠입 취재를
계획하고 있으니 기뻐하게

 

이런 기사들에 대한 영감은
내 사적인 경험에서 나온 거지

 

머리가 벗겨져 고민한 덕분에
저번 달 커버스토리가

 

탄생하게 될 줄
그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

 

"머리털이 사라지다"
대단한 기사였지

 

어젯밤에 난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 로저
- 내 작은 놈이 켁켁대는 거야

 

그때 난 내 아들에게
땅콩 알레르기가 있단 걸 알았지

 

난 중얼거렸어, "맙소사
제 자식조차 파악을 못 하다니"

 

"고교생들에 대해 얼마나 알지?
걔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그때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번쩍

 

"내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

 

자네, 이름이 뭔가?

 

조시

 

- 호세?
- 조시 겔러예요

 

금요일에 학교에 등록해
재밌게 지내게나

 

회의 끝이네

 

20분간 물구나무서기
요가에 도가 텄다구

 

실례해요

 

드디어 일이 터졌어

 

"조시 겔러의 첫 번째 잠입 취재기사"

 

거절해야 할 거야

 

내가 못 할 것 같아?

 

첫 번째 기사치곤
너무 부담이 크잖아

 

반 페이지짜리 기사가 아냐
주요 잠입 취재기사라구

 

릭포트가 더튼한테 한 짓을 봐
사촌인데도 잘랐어

 

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해줄 테니

 

- 내가 못할 거라 생각하는 거지?
- 그런 말이 아니야

 

네가 우편배달원을
유혹하려고 했을 때

 

자신없어 하던 스페인어를
누가 가르쳐줬지?

 

조시 양이

 

거스, 당신이 뜨개질을 배우고
싶어 할 때 누가 가르쳐줬죠?

 

- 바로 당신
- 뜨개질을 해요?

 

그러니 이번엔 날 도와줘

 

해고 당해도 난 몰라, 겔러

 

고마워요

 

사내 포옹 방침이 적힌
쪽지를 보내게 하지 마

 

이제 고생할 일만 남았군

 

세상에, 네가 다시 17살이 된다니

 

제일 먼저 뭐가 필요할까?

 

내 '꽃사슴'을 탄다고? 안돼

 

- 롭, 부탁이야
- 엄마 차를 빌리지 그래?

 

미니 밴을 쓸 순 없잖아
난 싼 차가 필요해

 

고전적인 걸로 말야
두 달만 빌려주면 돼

 

내 꽃사슴에겐 두 달이
십년이나 마찬가지야

 

차에도 이름을 짓다니
넌 참 특이하다

 

왜? 남자들은 자기 거시기에도
이름을 짓는 걸

 

원한다면 내 뷰익 르세이버를 타도 돼

 

정말?

 

- 르세이버라니까
- 내키지 않아

 

- 모든 걸 다 갖춘 차야
- 생각 좀 해보고

 

"티키 우편"

 

- 그거 반바지야, 치마야?
- 치마바지야

 

어서 오세요, 모든 손님들에게
화환을 공짜로 드립니다

 

- 진정해요, 내 누나예요
- 얼씨구

 

적당히 해둬요

 

레이크쇼어 초급 대학의
교학과 직원과 얘기해봤어?

 

다음 학기 전에 시작할 수 있어
야구장학금 얘길해봐

 

너무 늦었어

 

난 대학도 안 가고
야구도 더 이상 안 할 거야

 

그냥 이렇게 살 거야

 

여긴 포장재나 파는
하와이식 상점이야

 

대학 야구부에 지원한 적 있잖아

 

그 땐 병 때문에 실패했던 거야

 

부모에게서 독립하고 싶지 않니?
스스로 세금도 내고?

 

왜? 그래서 누나처럼
행복해지라고?

 

난 행복해, 그것뿐이 아냐

 

이젠 시카고 썬타임즈의
잠입 취재기자란 말야

 

조시 겔러
1999년 고교졸업반

 

- 농담하는 거지?
- 왜 그래?

 

- 고등학교 시절 기억 안나?
- 벌써 오래 전 일이야

 

고교 때 애들이 누나를
뭐라고 불렀는지 기억나?

 

왕재수 조시

 

왕재수 조시

 

알아, 내가 만든 거였어

 

애들 사이에서 그렇게까지
유행하게 될 줄 몰랐어

 

왜 그래? 속이 안 좋아보이는데

 

안색이 안 좋은 거야

 

안녕, 빌리, 너 오늘
수학수업 때 안 들어왔더구나

 

그래서 널 위해 내가 필기를 했어

 

괜히 일을 맡았나봐

 

느낌 좋은데

 

"전 조시예요
펜실바니아 스크랜톤 출신이죠"

 

잠깐만, 어디 가는 거지?

 

고등학교에요
난 고등학생이거든요

 

얘들은 다 친구들이에요
안녕, 얘들아

 

삐삐, 휴대 가능
전자수첩, 녹음기

 

- 호랑이 굴에 들어갈 수 있어
- 휴대 가능

 

이건 발사시키는 기구잖아

 

이건 무기야

 

여러분, 오늘은
인도의 범신론 문화를

 

즐겁게 공부해 보기로 할까

 

안녕

 

늦어서 죄송해요

 

미안, 오늘은 폐경기 약을
안 먹었더니 열이 나는구나

 

앉아라, 이름이 조시로군

 

슬픈 일이야

 

저 촌스런 패션 때문에
닭이 다섯 마리는 희생됐겠군

 

조시, 내 수업에서
지각은 용납이 안된단다

 

- 죄송해요
- 미안한 건 나지

 

이걸 십분만 쓰면 다신
지각 안할 거다, 자기 소개 좀 해봐

 

일어서라

 

제 이름은 조시 겔러예요

 

고등학생이고요, 고향은...

 

빌리?

 

빌리에 사니?

 

발리요, 빌리 발리죠

 

발리에 속해 있어요

 

발리 섬 말이구나

 

멋지구나, 가족은 거기서 뭘했니?

 

양 목축을 했어요

 

양을 키웠죠

 

해야 할 일
발리에 대해 조사할 것

 

이런 옷을 고른 아니타를 죽일 것
멕시코 모자를 부셔버릴 것

 

"최고의 졸업무도회"

 

우리 자리야

 

미안, 난 빈 자리인 줄 알았어

 

빈 자리 맞아

 

모두들 안녕

 

안녕하세요

 

처음 보는 얼굴이구나

 

난 샘 콜슨이다

 

샘이라고 부르면
학교에선 가만두지 않을 거다

 

전 조시예요, 조시라고 불러도
학교에선 아무 말 안할 거예요

 

오늘 수업은 셰익스피어의
'당신 좋으실대로'

 

- 이 작품은...
- 같이 보자

 

- 셰익스피어의 전형적인...
- 고마워

 

목가적 코미디다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

 

우유와 상관이 있는 말이에요

 

세라, 목축이란 말과 혼동했구나
하지만 비슷했어

 

목동 얘긴가요?

 

또 다른 사람?

 

시골을 배경으로 했다는 말인데

 

비질의 목가시가 그 원조이고
라틴어로 '방목한다'란 뜻이죠

 

너 17살 맞니?

 

당연히 17살이죠

 

실례지만 양배추 샐러드에
뭐가 들었죠?

 

고마워요

 

잘가

 

키어스턴, 밀 머핀엔
지방이 75그램 들어있어

 

리사가 치질이란 얘기했던가?

 

꼴 좋다, 지저분하기는

 

- 안녕, 크리스틴
- 키어스턴이야

 

이래서 흰색 진은 노동절이
지나고 입어야 한다니까

 

흰색 진은 1983년 이후로
한물 간 걸로 아는데

 

맞아

 

니네들 장래 희망이 뭐니?

 

관심사는?

 

안녕, 난 가이야

 

안녕, 이름이 가이구나
재밌는 이름이네

 

이름이 어쩜 그러니

 

이랬나 봐이
저랬나 봐이

 

너 혹시 지진아반이니?

 

정말 그러니?

 

- 어쩜 저런 소리까지 듣다니
- 누가 아니래

 

난 그만 갈게

 

- 미끄러지지 마
- 못 말리는 애야

 

- 내 나이가 몇인데?
- 6,350일쯤 됐을 거야

 

이제부턴 나이를 년수가 아닌
일수로 세는 거야

 

고마워

 

"체력장 시험"

 

빨리빨리 움직이란 말야

 

겔러, 빨리 뛰어

 

좀 더 열심히 하라구

 

뛰어, 넌 뭐야...

 

- 물 좀 주세요
- 내가 식당 종업원으로 보이냐?

 

단거리 경주를 통과 못하면
넌 낙제야

 

체육이 낙제면 절대 대학에 못 가

 

아직도 그런 거짓말을 하세요?

 

이젠 못 참아
토끼뜀 20회 실시

 

걱정 마, 롭
최고급 휘발유로 넣었어

 

내 꽃사슴은
검소하고 평범한 여자야

 

- 잠깐만
- 왜 그래?

 

- 나중에 전화할게
- 끊지 마

 

전학생한테 늘 이런 짓을 해

 

누가 그런단 거야?

 

가이 퍼킨스와 그의 대단한 생쥐들

 

차를 어딘가에 숨겨놓고
네가 찾는 걸 지켜보지

 

- 난 알디스야
- 난 조시야

 

알디스, 재미있는 이름이구나

 

남의 이름이니까 재밌지
엄마가 연애소설 읽다 지은 거야

 

말도 마, 내 건 만화에 나오는
기타 치는 고양이 이름이야

 

못 들은 걸로 해

 

나나에 가서 뭐 좀 먹을까?

 

그거 좋은 생각이네

 

네 장래 희망과 꿈은 뭐니?
뭐가 되고 싶어?

 

- 고마워요
- 고마워요

 

중세 문학 교수가 되고 싶어
소설가도 되고 싶고

 

주말엔 플롯연주가
도예가, 화가가 되고 싶어

 

그리고 건축가도 되고 싶고
노스웨스턴 대학에 갈 거야

 

- 내가 거기 다녔잖아
- 뭐하러 갔는데?

 

화장실을 쓰려고
시설이 아주 좋거든

 

맙소사

 

여보세요?

 

대체 지금 뭘 취재하고 있는 거야?

 

- 아빠셔, 늘 걱정이시지
- 우리 아빠도 그래

 

아빠, 나도 보고 싶어요

 

닭살 돋게 하는군

 

- 학교 식당 음식 취재예요
- 내가 맞춰볼까

 

"양배추 샐러드의 진실"

 

피망에 초점을 맞추게 될 거예요

 

기자가 되려는 거 맞아?

 

흥미거리를 찾으란 말야
성추문, 뇌물, 추락사

 

양배추 샐러드 통에서
돈 받고 섹스를 한 남학생이

 

자살한 얘기 같은 게
아니라면 아예 관둬

 

기사거릴 찾으면 전화해

 

배터리도 끊어놓지

 

- 됐다
- 고마워

 

이 차종은 1974년에
리콜됐을 텐데

 

고마워

 

- 별 거 아냐, 조시?
- 응?

 

너 혹시 미적분 잘하니?

 

- 잘해
- 분모 클럽에 들어올래?

 

재밌는 스터디 그룹인데
지부 회합도 있어

 

마피아 집단처럼 오해하지 말아줘

 

하지만 우린 널 보호해 줄 수
있어, 무슨 말인지 알지

 

멋져

 

"분모들"

 

"파이값=3.14578699869"

 

"파이가격=75센트"

 

"사우스 글렌 대 방문객들"

 

"세상은 무대이고
인간들은 연기자일 뿐이다"

 

셰익스피어가 한
이 말의 뜻을 아는 사람?

 

없어?

 

변장과 역할에 관한 얘기야
이번 수업의 주제지

 

이런 장면이 어디에 나올까?

 

로잘린이 남자로 변장하고
숲으로 피신하는 장면요

 

남장을 하고 올란도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변장을 했을 때
더 자유로워진다는 뜻이야

 

평상시라면 할 수 없는
일도 할 수 있는 거지

 

브렛, 축구복을
입고 나가면 어떻게 되지?

 

싸워 이겨야죠

 

소리지르고 때리고
상대방 엉덩이도 만지지

 

유니폼을 입었으니 괜찮아
변장은 모든 규칙을 바꾸지

 

내 얘길 해줄까
하키 선수로 처음 출전할 때였어

 

솔직히 말해 난 형편 없었어
스케이트도 못 탔거든

 

스틱에 맞을까봐 겁도 났지

 

아빠가 어느 날 고디 하우의
싸인이 새겨진 헬멧을 사줬어

 

이런, 고디 하우를 몰라?

 

하키의 타이거 우즈 같은 존재야

 

좋아

 

그 헬멧을 쓸 때마다
난 천하무적이 됐어

 

갑자기 스케이트도 열심히 타고
왼쪽, 오른쪽, 반격도 잘했지

 

경기 도중 싸움을하다
쫓겨나기도 했어

 

내 말은 변장이 사람을
자유롭게 만든단 뜻이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도
해낼 수 있게 되지

 

로잘린의 경우도
남장을 하고서

 

위대한 자신의 사랑을
시작할 수 있었던 거지

 

조시, 5막 2장에 나온
로잘린의 대사를 읽어볼래?

 

"그들은 만나자마자
서로 바라보았다"

 

"바라보는 그 순간
그들은 사랑에 빠졌다"

 

"사랑에 빠진 그 순간
그들은 한숨을 쉬었다"

 

"그가 날 알아볼까?"

 

"그의 이름을 부르는
내 심장소리가 들릴까?"

 

"때론 그 소리가 너무 커
신들까지도 내 고통을 알 것 같아"

 

"그의 목소리는 너무 달콤해"

 

"키스 한 번 받아봤으면"

 

간절히 원하면서
꿈도 못 꾸는 일이 있다면?

 

젤 인기있는 여학생이 돼서
빌리 왕자와 무도회에 가는 것

 

- 뭐?
- 빌리가 널 파트너로 선택한대

 

왜?

 

그야 모르지

 

시 때문이야
그 시를 좋아할 줄 알았어

 

빌리 왕자가 무도회에
날 초대한다고?

 

그렇다니까

 

세상에, 말문이 다 막히네

 

할말을 잃었어
이런 일은 처음이야

 

내가 얼마나 말이 많은데

 

다시 말하는데 다음 주까지
숙제 제출하도록 해

 

학생 회장 시드니입니다

 

석면 문제 때문에
도서실 출입금지입니다

 

내 라커인데 좀 비켜줄래?

 

무도회 주제가
투표로 결정됐습니다

 

주제는 '밀레니엄'입니다

 

- 무도회는 캡일 거야
- "캡"이라니?

 

내가 만들어낸 신조어야
유행어가 되게 도와줘

 

캡이다

 

무도회가 어쨌다고 이 난리야?

 

사우스 글렌은 매년
무도회 경연대회에 나가

 

주제는 뭐가 됐든
튀는 걸로 선택해야 해

 

- 저건 뭐야?
- 전엔 야외극장, 지금은 코트야

 

가이 패거리들이 늘
여기서 파티를 열지

 

알포, 개 공원은 저쪽이야

 

- 가버려
- 여긴 자유의 나라로 알고 있는데

 

코트에서 어슬렁거릴
생각은 아니겠지

 

싸구려 와인 쿨러와 쓰레기통
난로가 있는 델 내가 왜?

 

집에 가서 계산기나 두드려대며

 

네가 퀸가가 되려면
몇 년이 걸릴지 계산해보지 그래?

 

코트에 가보고 싶었던 적 있니?

 

미쳤니? 저긴 저질이야

 

둘러서서 술마시는 게 전부라구

 

저질같아 보여

 

아주 저질이지

 

또 그 소리군

 

코트? 놀라자빠지겠군

 

그 애들이 그런 짓을
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3주나 잠복해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몰라서

 

트리뷴지에 그 기사를 뺏기다니

 

그러게요

 

접어

 

"17세 크리스틴의 말로는"

 

"모두가 토요일 밤이면
코트로 간다고 했다"

 

맞아요, 애들한테 인기 있는
장소란 건 알아요

 

이런 게 바로 기사거리야

 

이런 애들과 친구가 돼야 해

 

함께 파티를 열고
흥청거려야 한다고

 

무도회에 갈 땐
같은 차를 타고 가란 말야

 

제 말 좀 들어봐요

 

인기있는 애들 하고 난...

 

이 애들을 알기나 해?

 

걔들이 내 차를 숨겼어요

 

가서 사귀어봐
그것도 아주 친하게

 

당신과 내 모가지가
여기에 달렸어

 

그건 그렇고 모가지가 둘이니까
그럴 땐 복수형을 써야 해요

 

꺼져

 

그렇게 뭉개고 있으면
뉴스는 언제 취재할 거야

 

제3 베이스로 뛰어가지만...

 

그렇지

 

롭, 엉망이구나
차라리 엄마 집으로 가렴

 

오늘은 엄마 집에서
파티를 열 차례래

 

하지만 내가 피자를 만들었어

 

못해 먹겠어

 

왜 그래?

 

이게 고등학생들이야?

 

화끈한 십대들이군

 

거스가 나더러 저 인기있는
애들과 사귀어 보래

 

- 불가능한 일이잖아
- 왜?

 

내가 고등학교 때
어땠는지 너도 알잖니

 

왕따 당하기 싫어서
얼마나 애썼는데

 

그런데도 애들은 날 괴롭혔어
사우스 글렌 사우스는 못다녀

 

사우스 글렌 사우스 학교야?
거기 야구팀이 대단한데

 

딴 소리 좀 하지 마

 

누나는 이제 성인이야
성공한 여성이라구

 

수석으로 졸업해서
신문사에서 일하잖아

 

이젠 머리도 잘 감고
더 이상 왕재수 조시가 아냐

 

예전에 내가 널 얼마나
부러워했는 줄 아니?

 

단 하루만이라도 인기있어 봤으면

 

그렇게 어려운 일 아니야

 

한 사람만 잡아서 누나를
멋지다고 생각하게 하면 돼

 

- 아무도 감히 딴지 걸지 못해
- 정말이야?

 

아는 사람만 아는 사실이지

 

자신을 과시하고 싶지 않아?
거스, 빌리 왕자, 누나 자신에게

 

멋진 애들한테 왕따 당하지
않는단 걸 보여주고 싶지 않아?

 

당당히 친구가 돼서
기사를 쓰고 싶지 않아?

 

간절히 바래

 

지금 그만두면
나랑 똑같은 존재가 돼

 

- 내 꼴이 더 해
- 힘을 내

 

따라 해봐" 난 이제
왕재수 조시가 아니다"

 

"난 이제 왕재수 조시가 아니다"

 

그렇지, 소리를 질러봐

 

난 이제 왕재수 조시가 아니다

 

좋았어

 

날나리 조시

 

조지? 여기서 뭐하는 거야?

 

차에 타, 어서

 

밀실에 온 걸 환영해

 

- 됐어
- 어떻게 된 거야?

 

감시하러 온 거야

 

- 뭐하는 거야?
- 몰래카메라야

 

- 몰카?
- 그렇다니까

 

멋지긴 하지만 먼저 거스와
얘길해봐야겠어

 

더 이상 날 괴롭히지 마

 

이젠 위대한 오즈님이셔
당신은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

 

이게 효과가 있을 거야
테잎을 보고 직접 기사를 찾겠어

 

배터리, 송신기
카메라와 연결해

 

- 내 팔자야
- 잘해봐

 

이런 처지가 되다니, 조지?

 

넌 어쩜 그렇게 멋지니?

 

이것 저것 신경 좀 썼지
내가 지켜볼게

 

이제 파티를 벌여볼까

 

어서 화면 나와라

 

내가 학교 다닐 땐
저런 멋진 애들이 없었는데

 

키어스턴, 기비
잘 있었니? 얘들아?

 

- 난 괜찮아
- 멍들겠다

 

"변장을 한 로잘린이야 말로..."

 

"타인들의 감춰진 모습을
가장 잘 꿰뚫어 볼 수 있다"

 

"'부인이여, 당신 자신을
알라'고 말하면서"

 

"여러 모습의 사랑을 본 다음"

 

"자신이 올란도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고"

 

"선입견없이 공평하게
억눌린 두 마음을 해방시켰다"

 

아주 잘 썼구나

 

쇼는 끝났어

 

어서 가서 다시 일해

 

거스, 사랑을 해본 적 있어요?

 

- 가라니까
- 그만 빡빡하게 굴고

 

얘기 좀 하자구요

 

사랑이라...

 

알 게 뭐야? 내가 아는 건
마감시간, 판매부수뿐이야

 

가끔 데이트도 해야 해요

 

넥타이만 몇 개 바꿔줘도
여자들이 몰려올 거예요

 

- 아니타?
- 왜요?

 

그만 가줘, 할일이 너무 많아서
밤을 새야 할 지경이야

 

난 오늘 밤에 할일이 없어요

 

그러니까 필요하면
내가 도와줄게요

 

사설 담당 로저는 안 만나?

 

미안하지만 우리가
스케줄을 좀 조종한다면

 

내가 라커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우리 티셔츠는 안 입었어?

 

깜빡했어

 

내 라커에 여분이 있어
갖다줄게

 

오늘 밤, 7시 30분에
'나나'에서 만나자

 

7시 30분

 

- 실험시간에 늦었어
- 오조마틀리?

 

이 밴드 정말 잘해
연주하는 거 들어봤어?

 

- 엄마 차를 빌려서 몰고 갈래
- 캐캡이다

 

제이슨, 켁켁거리지 마
그냥 '캡'이라고 해

 

- 오늘 밤에 술 마실 거냐?
- 아뇨

 

난 21살 아니라 17살이에요
아직 고등학생이죠

 

"딜로저 클럽"

 

너희 둘은?

 

공연 보러 온 거니?

 

화장실이 너무 더러워

 

- 이 사람은 라라야
- 여자친구란다

 

뉴욕에서 다니러 왔어
조시는 내 제자야

 

- 안녕하세요?
- 뭐?

 

안녕하세요

 

미안, 시끄러워서
생각도 할 수가 없어

 

불쾌해하지 말아요
당신이야 여기가 좋겠죠

 

뉴욕으로 오기 전에
당신 취향을 전부 바꿔야겠어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티켓이
회사에서 나와요

 

나도 야구가 좋아요

 

만나서 반가웠어

 

저도요

 

우린 미래가 있어
내겐 미래가 있다구

 

돈과 권력을 갖추면
여자들이 제 발로 걸어오지

 

날 따라해봐
노력하지 않으면 성공도 없다

 

적어둬

 

내 누추한 방에 와줘서 고마워

 

먼저 할일부터 해놓고

 

잠깐만, 눈요기감이 있어

 

정말 멋지다, 얘들아

 

거기 앉아도 돼요?

 

우린 오는 사람 막지 않아
모든 이를 사랑하지

 

- 와서 앉아
- 정말 고마워요

 

- 오늘 밤, 어때?
- 너무 좋아요, 당신은요?

 

좋다마다
내가 특별한 케익을 줄게요

 

좀 들어

 

특별한 케익이야
비타민 A, B...

 

비타민 T, H, C 다 들었지
몸에 좋아

 

뭐야?

 

저건? 안돼, 그냥 내려놔

 

맛있어?

 

맛있어요
난 초콜릿이 좋아요

 

바닥에 뻗어버리겠군

 

그 남자, 정말 화끈했어

 

이 여자 맘에 안 든다

 

내가 아는 여자야
내 상사지

 

저건 뭐야?

 

소리를 질러봐요

 

정말이야, 롭
이 누나가 해낸 것 같아

 

왕따 시대는 끝났어
내가 얼마나 멋졌는데

 

무슨 이런 희한한
단어가 다 있담? '포크'

 

클럽에 있는 사람들 전체와
친구가 됐다니까?

 

한 사람이 아니라
클럽 전체와 말이야

 

누가 내 파이를 홀라당 먹어버렸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멍청이"

 

안녕, 가이
가이스 패거리들

 

멍청이

 

- 세상에나
- 멍청이

 

무슨 일이지?
모두 맛이 갔나?

 

얼굴을 쳐다봐

 

'멍청이'란 글씨 보여?

 

이봐? 그렇지

 

세상에

 

진정하고 씻으면 돼

 

뭐하는 거지?

 

아침에 시리얼을 먹었군

 

모든 걸 숨김없이 보여주는
생방송이군

 

안녕? 빌리

 

금방 나갈게

 

- 재밌게 놀다 와
- 고마워

 

이걸 주제로 시를 써보시지

 

조시? 아직도 안 갔니?

 

일어나

 

괜찮아?

 

미쳤니? 여기서 뭐하는 거야?

 

방금 등록했어, 이것 봐

 

티키 우편에서 위조한 거야

 

- 그래도 돼?
- 벌써 했다니까

 

야구로 말하자면
지금이 9회말 경기야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사우스 글렌 야구팀에 들어가서
스카우트만 된다면

 

마이너리그에 설 수 있어

 

하지만 넌 23살이잖아

 

학습 능력은 15살이야

 

게다가 난 인기있어, 누나가
도움을 청하는 소리도 보이고

 

- 들린다고 해야지
- 어쨌든

 

정말 너다운 짓이다

 

갑자기 나타나서
하루 아침에 인기를 모을 순 없어

 

난 양배추 샐러드 왕이다

 

멋진데

 

대단한 애야

 

난 트레이시야
16살이고 체조선수지

 

- 남자친구는 없어
- 잘 됐군

 

어젯밤에 어디 있었어?
정말 걱정했어

 

- 뭐?
- 7시 반에 만나기로 했잖아

 

나나에서? 계속 전화했는데
자동응답기 소리만 들리더라

 

네 부모 전화번호로 몰라서
정말 걱정했어

 

미안, 잊어버렸어

 

우리와 같이 앉는 것도
잊어버렸겠구나

 

무도회를 위한 기금을 모읍시다

 

콜슨 선생님

 

"졸업생의 밤"

 

발조심해요

 

- 파트너는요?
- 없어요

 

5번에 짝없는 손님이오

 

- 꼭 그렇게 소리 질러야 해요?
- 그럼요

 

고마워요, 발조심해요

 

자리 비었어요?

 

고마워요

 

- 고마워요
- 고맙긴

 

- 무서워요?
- 비밀 한가지 말해줄게

 

선생으로서의 권위가
손상될까봐 말하기 싫지만...

 

난 약간 고소공포증이 있어

 

놀이기구를 무서워해요?

 

사람들 속으로
곤두박질 칠까봐 두려워

 

고디의 헬멧이 있으면
괜찮을 텐데

 

- 그 얘길 기억해?
- 선생님 얘기는 다 기억해요

 

수업 시간에 하신 얘기요

 

통이 흔들릴 때
하고 싶었던 일을 하세요

 

- 남자애들이란
- 그러게요

 

콜슨 선생님, 끝내준다

 

크면 괜찮아진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건 거짓말이야

 

늘 혼란을 겪는
어른들도 있으니까

 

남자들은 왜 그러죠?

 

그야 모르지

 

나이가 들수록 더욱
혼란스러워지는 게 두려워

 

클럽에서 만난 내 여자친구
라라 말이야

 

우린 5년째 사귀고 있는데
날더러 뉴욕으로 오래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아

 

결혼약속을 했거든

 

서로 다르다는 걸 알아

 

너하고 이런 얘길해선
안 되는데 미안하구나

 

말할 사람이 있다는 건
멋진 일이죠

 

나도 그래

 

내 나이쯤 되면 남자들이
네 뒤에 줄을 설 거다

 

내 선생님이니까
그렇게 말해줘야겠죠

 

사실은 네 선생님이니까
그렇게 말해선 안 되는 거야

 

- 조시 겔러가? 설마
- 맞다니까

 

빅 배드 밴드의 드러머와 사귀었다고?

 

난 늘 드러머가 되고 싶었어

 

그런 다음에 그 드러머를 찼지

 

그래, 무도회 때까지
물하고 설사약만 먹을 거야

 

그러면 탈수작용만 일어나

 

조시의 아버지가 엑스 렉스
설사약을 만든 거 아니?

 

조시가 엑스 렉스 재단의 후계자래

 

- 말도 안돼
- 정말이야

 

프랑스 남쪽에 있는 요트에서
가족과 여가를 보낸대

 

와우

 

방망이를 빨리 돌려
누가 젤 먼저 쳤지?

 

정신집중해, 옳지

 

잡는 법을 가르쳐줘서 고마워
스윙이 완전히 달라졌어